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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석세스, 페다고지의 새로운 이정표
 
 
피아노 석세스,

페다고지의 새로운 이정표

음악출판의 ‘쥘 베른’ 예솔출판사 김재선 대표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의 원작자 쥘 베른에게 모험이란 소설재료에 불과할까? 물론 소설로 그칠 수 있지만 가보지 않은 세계를 추구하려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프로토타입(prototype)일 수 있다. 그의 친구 C. S. 루이스 역시 ‘나니아 연대기’에서 인간이 가보지 않은 미지의 세상을 그저 재미로만 보여주려 했을까? 우리가 그 옷장을 열고 들어가 보지 않는 한 절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그에게는 옷장 뒤의 세계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아직은 아무도 열지 않은 출판의 옷장을 조심스럽게 그러나 용기 있게 잡아당긴 작은 거인이 있다. 예솔출판사 김재선 대표는 많은 음악출판사들이 주저하는 새로운 교재출판의 문을 당겼다. ‘피아노 석세스’로의 모험은 그렇게 시작됐다. 섣불리 그 장래를 점칠 수 없지만 그에게는 해볼 만한 모험이라고 판단했다.
베스틴과 알프레드, 어드벤처에 이은 새로운 외국교재 ‘피아노 석세스’. 음악교육과 학원시장은 메말라가고 있다는 비관적인 한탄을 뒤로 하고 그는 결정을 한 것이다.
그가 헤아리는 피아노 석세스의 장점
지난 6월부터 신교재 출간에 나선 예솔출판사의 피아노 석세스. 도대체 이 교재는 어떤 교재인가? 1993년 어드벤처를 펴낸 회사가 미국 FJH라는 것은 상식이다. 이 출판사가 새롭게 탄생시킨 책이 바로 피아노 석세스다. 애초 미국에서 탄생했을 때부터 지켜보던 김재선 대표는 이 교재가 새로운 트렌드를 가미한 신교수법을 담아냈다고 확신했다. FJH가 그동안 출간한 교재의 문제점들을 많이 보완했다고 본 것. 저자 헬렌 멀라이스 박사는 매스터시리즈로 이미 한국교사들에게 널리 알려진 편이다.
“특히 매력을 느낀 부분은 교재에 딸린 현악 4중주 CD입니다. 그것도 어쿠스틱으로 녹음한 것인데 아이들이 피아노 칠 때 음악의 아름다움을 훔씬 느낄 수 있도록 편곡했습니다. 공부할 때 이 음반을 먼저 듣게 하는 것이죠. 오케스트라 반주 미디도 있지만 현악4중주가 추가되었다는 게 음악을 공부한 사람으로서는 굉장한 메리트입니다. 어릴 때 기계적인 소리를 듣는 아이와 실제 악기 소리를 듣는 아이는 감수성이 다르거든요.”
김 대표는 대학 은사인 이강숙 교수의 말을 회상한다. 이강숙 교수는 ‘심미안(審美眼)은 어려서부터 길러줘야 한다’고 했는데 피아노 석세스야말로 그런 강점이 있다.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초급 때부터 정확한 독보력과 테크닉, 그리고 음악성이 결합된 연주곡을 연주함으로써 피아노를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초급에서 중급 과정으로의 전개를 용이하게 할 수 있다. 또한 아이들에게 성취의 기쁨과 연주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이 피아노 석세스를 우리 교사들에게 알리는 데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음악교육의 밑거름임에는 분명합니다.”
피아노 석세스 시작한 동기
뒤돌아보면 어느 시대나 피아노교재 시장은 늘 혼란스런 시기였던 것 같다. 지금도 예외는 아니다. 김 대표는 왜 피아노 석세스로 이 힘든 경쟁구도 속에 뛰어들었을까?
“순수음악 위주로 음악도서를 펴내면서도 늘 마음은 교회 안에 있었죠. 교회는 어딜가나 피아노가 있고 반주자가 있고 아이들도 있죠. 반주하고픈 아이들을 위한 교재를 개발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물론 각 대학이나 신학대학의 피아노전공이 있지만 그 전공세계와 교회는 다릅니다.”
관계마케팅의 핵심은 오프라인
피아노 석세스를 출간하고 대표 본인이 직접 뛰기 시작한 지 석달 째. 그가 이 시장에 뛰어드는 데에는 분명 제갈량 이상의 전략이 필요할 터. 그동안 조사해본 시장분석을 토대로 분명한 원칙을 정했다. 온라인을 통한 무차별 할인공세(도서정가제를 무색케하는)를 펼치는 전략에 대해 그는 손사래를 친다. 대신 오프라인의 관계마케팅을 철저히 준수하려 노력한다. 그 관계의 중심에 지사가 존재한다.
지사와 총판! 특히 지사는 존재해야 한다. 온라인으로 시장이 이동해도 결국 사람이 직접 홍보하고 만날 때 구매자들의 감정은 움직인다. 물론 온라인을 도외시하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을 오프라인에 귀속하자는 셈이다.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예솔 교재를 구입한다 해도 본사가 온라인 프로그램을 투명하게 공개한 후, 소비자가 사는 지역의 지사에게 관리 홍보하도록 하고 그만큼의 보상을 한다면 지사는 분명 신뢰를 갖고 더욱 열심히 활동할 것이다.
“교재배송만 하고 온라인의 수입을 챙긴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재배송 자체도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이기에 홍보가 되는 셈입니다. 넓게 봐야죠.”
물론 이를 위해선 신뢰가 우선이다. 책은 본사에서 다이렉트로 소비자에게 배송하되 물류처리에 대한 데이터를 같이 공유하면 신뢰는 자연 쌓이게 된다. 그렇게 되면 지사는 본인의 새로운 마켓주소를 확보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홍보에 임하게 되어, 소비자 역시 지사를 찾게 된다.
“피아노 석세스는 앞으로 계속 책이 쏟아져 나옵니다. 그러면 지사장들이 해야 할 일이 많아지죠. 순회하며 교재 브리핑을 해야 하고 세미나 모집도 해야겠죠.”
김 대표는 온라인 매출을 지켜본다.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 올라가지만 여전히 매출의 65% 이상은 매장 판매다. 특히 피아노원장의 경우 젊은 사람이야 온라인 상승 추세를 따라가지만 대부분 원장들은 사실상 오프라인에 익숙해 있다. 따라서 오프라인이 차지하는 수치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쯤에서 지사장의 역할이 분명해진다.
“온라인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오프라인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책 하나만 전달하는 선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삶을 나누는 거죠. 소비자와의 인연이 형성되면 얼굴을 마주하며 다른 학원 정보도 전해주는 등 문화유통을 할 수 있죠. 그런 관계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어떤 면에서 지사장의 역할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규모가 제법 큰 교육장까지 갖춘 지사의 경우 공연과 교육의 장소로 활용하고 있어 모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종래의 1차원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교사들에게 새로운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교육의 방향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입장에 서게 된다.
“출판사란 결국 단순한 인쇄소나 책 보급처가 아닌 문화를 창출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기업입니다. 그 안에는 지사장들도 포함돼 있지요. 그래서 저희는 매월 한 차례씩 지사장 미팅을 통해 새로운 책도 소개하는 등 다양한 관계마케팅 회의를 합니다. 가르치는 것도 인간이요, 매출을 올리는 것도 인간이기에 관계가 그만큼 중요하지요.”
예솔출판사의 출판 장르 4개의 축
1993년 공식 출범한 예솔의 역사가 제법 굵직하다. 20년이 다 돼 간다. 그러나 교사들에게는 여전히 낯선 느낌을 준다. 예솔은 피아노교재 중심이 아닌 까닭이다. 그러나 우리들에게 낯익지 않다고해서 그 지경(地境)이 좁은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순수음악을 중심으로 실용음악, 교회음악 등 약 300종 이상의 다양한 음악도서를 발간해왔고 이번에 ‘교재출판’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확장한 셈이다. 그동안 뚝심을 갖고 펴낸 장르는 사실 경제적인 수치만 따진다면 소득이랄 게 있겠는가.
“순수음악은 제 전공이기도 하며 음악의 기본이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계속 책을 기획할 생각입니다.  철학이나 신념 없이 이 일을 할 수 없겠죠. 특정분야에 매출이 오르면 그 자금을 다른 도서에 투자하는 식으로 경영해왔는데 그래서인지 다른 출판사에서 펴내지 않는 음악도서가 많습니다. 그동안 수차례 문광부나 학술원으로부터 우수도서에 선정될 때 많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다행히 전문출판사로서 그런 도서들이 큰 자산이 되고 있고요.”
실용음악 분야에 진출하게 된 계기는 동덕여대 마도원 교수의 ‘포퍼머’라는 작곡 프로그램 관련 책과 ‘리듬편곡과 드럼프로그래밍’, ‘키보드 재즈화성학’ 등의 출간이었다. 당시 실용음악과들이 속속 개설되었지만 교재들은 미국 원서를 복사하던게 대부분이었는데, 대형출판사가 거부한 마교수의 책들을 출간하면서 실용음악계에 영향력을 키우게 되었다.
그 후 실용음악계의 기본교재라 할 수 있는 한진승 교수의 ‘버클리스타일의 재즈화성학’과 최영준교수의 ‘버클리스타일의 재즈피아노교본’으로 대표 브랜드를 만들어 갔다. 계속하여 최근 방송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의 심사위원으로 자주 출연하는 장기호 교수의  대중음악 작곡에 관한 책들이 연이어 인기를 끌었다. 장기호 교수의 ‘내 노래는 내가 만든다’에 이어 편곡에 대한 실용음악인들의 갈증을 해소해준 ‘내 노래는 내가 꾸민다’가 히트를 쳐냈다. 사실 10여 년 전부터 실용음악관련 책이 필요하다는 ‘감’를 잡고 대학 실용음악교재도 준비해왔는데 그 책들 역시 반응이 좋아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
교회음악은 예솔에서 가장 큰 비전을 두고 있는 장르다. 한국 교회음악의 역사적 이해와 국내 작곡가에 대한 창작성가 발굴은 예솔이 끊임없이 노력해 가야 할 방향이다. 또한 미국 성가의 흐름을 받아들이되 국내출판사들과는 차별을 두고 있다. 국내의 교회음악출판은 대부분 미국의 전통성가(traditional)를 들여온다. 그러나 미국의 최근 흐름은 60~70%가 컨템퍼러리(contemporary) 스타일이다. 문제는 비록 컨템퍼러리를 수입해도 교회에서 실제 연주하는 것은 오케스트라곡에서 드럼 세션을 빼고 한국식으로 편곡한다는 점이다.
“미국은 찬양팀과 성가대가 같이 연습하고 같이 예배드리기 때문에 오케스트라에 드럼이 늘 포함돼 있습니다. 성가대 앞에는 리드싱어가 있고요. 이 리드싱어는 벨칸토식 솔로가 아니라 현대적인 가요창법으로 노래를 부릅니다. 워십 스타일이지요. 미국의 성가는 모두 이런 식이 많은데 이 악보를 우리가 들여오면 드럼이나 리드싱어 등 현대적인 요소를 빼고 미국보다 보수적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예솔에서 발간하는 ‘홀리프레이즈 성가시리즈’는 약 30%가 코드가 들어간 현대적스타일의 성가곡들이다.
김재선 대표는 미국의 교회음악 작편곡자의 의도를 그대로 받아들여 우리 교회음악계에 보급하려고 한다. 그 점이 예솔의 차별화 전략이다.
예솔은 피아노교재 출판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단순히 어린이를 위한 피아노교재에만 국한하지는 않겠다고 밝힌다. ‘잘 팔리는 책’(어린이 교재) 위주로만 만들면 음악 전반이 발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반드시 교사들을 위한 양질의 도서도 출판해야 한다는 철학이다.
“출판사는 교육적으로 좋은 책들을 발간할 의무가 있습니다. 어린이 피아노교재로 회사가 성장했으면 거기에 종사하는 교사들을 교육할 수 있는 책들도 만들어야 하지요.”


자세한 내용은 9월호 참고.

 
 
글 김태영 | 사진 조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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