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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원래 그런 거야, 모래 같아

사람은 원래 그런 거야, 모래 같아
카프카의 ‘변신’과 조남두의 ‘82년생 김지영’
 
“카프카는 ‘변신’에서 도대체 무엇을 말하려고 했을까?”
소설 속 주인공 그레고르는 한 집안의 매우 소중한 아들이자 오빠다. 전 구성원이 무능력하기에 그레고르의 월급이 없다면 금방이라도 무너지는 그런 가족이다. 그런데 그토록 소중한 그레고르가 하루 아침에 소름끼치는 벌레가 됐다. 얼마나 불쌍한가. 처음에는 온 가족도 징그럽지만 안타깝게 생각했다. 더욱이 그레고르가 회사에 나가지 않으면 굶어죽을 텐데... 하지만 가족들이 스스로 밥벌이를 하게 되자 그 소중한 존재는 귀찮은 진짜 해충(害蟲)이 되었다. 그리고 죽도록 내버려둔다.
인간 사이의 애정? 사랑? 그 어떤 감정도 상황에 따라 변한다. 절대 변하지 않는 사람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들을 우리는 ‘정신병자’라고 한다. 카프카는 인간 관계의 속성을 냉철하게 관찰했다.
며칠 전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있었다. 맞은편에서는 아내가 카프카의 ‘변신’을 읽고 있었다. 그러다 불쑥 던진 질문, ‘카프카는 변신에서 무엇을 말하려고 했을까?’ 그거였다. 그런데 그 질문이 천둥처럼 귓전을 때렸다. 얼치기 비평적인 시각으로 볼 때 ‘82년생 김지영’의 주제는 ‘인간소외’였다. 여기저기 서평이나 독후감에서는 반드시 넣지 않으면 안 될 양념인 듯 ‘성차별’을 언급하지만, 그거야 그들 생각일 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인간소외였다. 결혼과 임신 때문에 자아실현의 꿈을 접어야 하는 30대 전업주부의 좌절, 그리고 여전히 남녀에 대한 구시대적 사고로 인해 대한민국 여성으로 살아가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다루고 있다. 그 점은 틀림없어 보인다.
그러나 카프카의 ‘변신’과 연결되자, ‘82년생 김지영’ 역시 ‘변신’의 변주(變奏)로 생각되었다. 김지영은 소설 속에서 누구도 자기 마음을 온전히 이해해주는 이를 만나지 못한다. 부모도 시부모도 심지어 남편까지도 자기 마음을 제대로 알아주는 이가 없다. 소설이 강물처럼 흐르는 내내 그렇다. 서로 바빠 헤아려주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그 절망감이 결국 우울증과 정신착란으로 악화된다. 이 소설은 그게 전부다.
 
믿을 게 못되는, 흔들리는 인간의 마음
책을 읽던 중 질문을 받는 순간, 아뜩했다. 뭐라고 대답해야 하지? ‘왜 저런 질문을 하지?’ 혹시 소설 속 김지영처럼 밤 사이에 영혼이 뒤틀리거나 꿈의 몽둥이에 휘둘린 게 아닐까? 오랜 투병생활을 하다보면 우울증을 앓게 된다는데 비극적인 카프카의 소설을 읽고 ‘내가 해충으로 변한다면 당신도 나를 버릴 것이냐’는 그런 뜻일까? 확진과 수술, 항암치료 초창기에 온가족은 어쩔 줄을 몰랐다. 어떻게든 잘 보살피기 위해 온 가족이 전전긍긍했다. 치료기간이 길어지고 그 부작용이 점차 심해졌다. 아내의 삶은 사실상 정체되었다. 반면 아이들을 학교과 방과후에 바쁘고 남편 역시 직장에서 늦게까지 일을 할 수 밖에 없다. 가족들 모두 처음처럼 만사를 뒤로 미루고 간호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아내는 당신을 소홀히 여긴다고 오해한 것은 아닐까? 그걸 이해하면서도 가족들이 점점 멀어지는 느낌. 아마 그런 생각으로 질문을 던졌을 수도 있다.
“글쎄 아무리 가까운 피붙이라도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 마음이 변한다는 실존주의를 의미하겠지. 인간의 부조리를 표현한 것 일거야.”
대답을 하면서 스스로 확신한 게 있다. 맞다. 누구도 상대방과 100% 싱크로율을 보이는 완벽한 이해는, 완벽한 배려는 세상에 존재할 수가 없다. 설령 잠시 이해한다해도 그 이해가 영원할 수 없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인간의 심리를 애써 외면하기에 배신을 당하거나 자기 마음을 제대로 이해받지 못하면 방방거린다.
일본의 소설가 덴도 아라타가 있다. 그가 자신을 키워주었지만 늙어서 몸져 누운 할머니가 5년 동안 한방에서 살았던 이야기가 있다.
‘기저귀를 갈 때의 대변 냄새는 참을수 없을 만큼 싫었다. 어릴 때는 할머니의 신세를 졌으면서 내손으로 할머니의 배변을 치운 적은 한번도 없다... 치매가 심해진할머니가 계속해서 엄마를 부르는 소리에 짜증을 냈다.’
매일매일 서서히 죽어가는 할머니 옆에서 덴도는 할머니를 안타깝게 생각했을까? 장기간의 병간호에 효부 없다는 말이 있다. 아닌 것 같지만 실제 닥치면 누구나 마음이 변한다. 귀찮고 짜증난다. 불결하다. 냄새를 참을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이란 원래 상황에 따라 변한다는 묵시적 사실과 사랑 또한 영원할 수 없으며 내 마음을 온전히 이해해 주는 존재는 애초에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원리를 알면 그 어떤 상황에서도 상처를 받지 않는다.
 
모든 인간 사이에는 100% 이해가 불가능한 장벽, 엥푸라멩스 존재
한양대 앞 살곶이 다리를 지나 한강고수부지 도보길로 퇴근하는 날이 많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성수대교로 올라 곧바로 직전하면 집에 쉽게 도착할 수 있다. 그높은 성수대교 끝부분에 옥상과 높이를 나란히한 건물 한 채가 있다. 금방이라도 손에 닿을 듯 가까워 보인다. 성수대교 난간을 넘어 폴짝 뛰면 그 옥상에 떨어질 것 같다. 그러나 가까이 가면, 난간과 그 건물 사이에는 천길 낭떠러지가 있다. 다리 아래를 바라보지 않으면 대교와 건물이 평지에서 맞닿아 있어 보인다.
그 난간에 서서 무릇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영원히 건널 수 없는 깊은 낭떠러지가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겉보기에는 사랑하는 사이처럼, 친한 사이처럼, 격의없이 무엇이든 다 들어주는 사이처럼 보이지만 막상 다가서면 도저히 하나가 될 수 없는 간극이 있다. 그 간극은 부부사이에도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있다. 사기에 나온 명구, 여인은 자기를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화장을 하고 뜻이 있는 자는 자기를 알아주는 자를 위해 목숨을 바친다지만 ‘개구라’에 불과하다.
프랑스 말로 이런 합치될 수 없는 인간 사이를 ‘엥푸라멩스’라고 한다. 내 손톱밑의 가시가 주는 고통을 어떻게 부모가 대신할 수 있겠는가, 그런 말이다. 불가능하다.   
지금까지의 모든 생각은 지난달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공연 ‘진주조개잡이’를 감상하면서 시작되었다. 그토록 절친한 친구 사이인 ‘주르가’와 ‘나디르’가 형제의 맹세까지하지만 죽고사는 문제도 아니고 레알라라는 한 여인 때문에 순식간에 틈이 쩍 벌어져 ‘죽이네 사네’ 하는 원수의 관계로 치닫는 장면에서다. 모든 인간은 언젠라도 틈이 벌어진다.
사랑이 아닌 거래 관계는 오죽하겠는가? 허물이 없다 하는 순간 작은 실수에도 등을 보이고 돌아서는 교수들, 글을 써주면 고맙고 감사하다 하지만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나쁜 사람이라며 손가락질하는 음악가들... 인터뷰할 때는 세상에서 제일 멋진 대표님이라고 했다가 책이야기만 나오면 안면몰수, 정색하는 사람들...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는 관대하지만 상대방의 실수는 용서치 못하겠다는 분들. 그게 세상 인심이다.
‘진주조개잡이’는 아무리 봐도 명작(名作)이다. 아리아 이상으로 카프카의 변신처럼, 82년생 김지영처럼 인간을 통찰케하는 철학을 담고 있다. 이슬람교로부터 배울 게 많다. 공동체를 유독 강조하는 그들의 마음속에는 근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불신이 깔려있다. 인간은 언제든지 적으로 변할 수 있으며 그 속성에는 사막의 모래바람을 닮은 ‘아사비야’가 있다고...
누가 우리에게 상처를 준다고 슬퍼하지말자. 그럴 때 우리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진주조개잡이를 생각하자. 다 그런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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