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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교육계뉴스
작성자 얼음공주
작성일 2014-04-03 15:02
ㆍ추천: 0  ㆍ조회: 2021      
바이올리니스트 이선이
 
 
호기심으로 걸어온 길,
뒤돌아보니 희노애락

카카오빛 계단을 따라 오르자 하얀 천사의 집처럼 사방 벽이 하얗습니다. 북쉘프에는 아이작 스턴과 함께 촬영한 사진, 그 옆에는 지난해 제자들과 함께 한 이태리 여행 앨범, 그 아래는 막심 벤게로프 일행과 함께 한 사진, 그리고 아이작 스턴의 자서전 ‘마이 퍼스트 79년’ 등이 칸칸마다 침묵을 지키고 있다가 손님을 보자 일제히 반깁니다. 모퉁이에서 책상에 이르기까지 마치 연주자의 일생을 신성하게 소개하듯, 아기자기한 사진과 음반들이 엄숙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피아노 위에는 제자들의 깨알 같은 손글씨로 빼곡하게 쓴 편지들이 불청객에게 ‘우리 선생님을 이보다 더 사랑할 수는 없다’며 속삭입니다.
토마스 만은 ‘글이란 한 글자 한 글자가 투쟁’이라고 표현했지만 이 편지에 담긴 한 글자 한 글자에는 1천 마디 사랑의 뜻이 압축돼 있지 않을까요? 이리저리 방을 둘러보다가 놀란 도둑처럼 흠칫 했습니다.
“어머, 안녕하세요. 일찍 오셨네요.”
까만 드레스를 입어 얼굴이 더욱 하얗게 빛나는 여인이 정갈한 이를 드러내며 반갑게 맞이합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이선이. 그가 오는 28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오랜만에 독주회를 한다기에 ‘속이 하이얀’ 음악가의 집을 찾은 것이죠.
“5년 만에 독주회를 하는 것 같아요. 그동안 팔이 아프다는 핑계로 휴식을 취하기도 했구요. 그동안 제 몸이 여러 차례 신호를 보냈는데도 마냥 연주활동을 했는데 뒤늦게 인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두 개나 끊어진거죠. 의사도 깜짝 놀라더군요. 이런 몸으로 어떻게 연주를 계속했냐구요. 2012년 3월, 인대수술 후 처음 독주회를 갖는 것이니까 ‘설렘 반 기대 반’입니다.”
인대가 나갈 정도라니...... 이선이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왕성하게 연주하는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입니다. 그런 그에게 어깨가 아파오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어깨가 아파 연주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은 연주자에게 ‘벽력’ 같은 사실입니다. 이런 저런 걱정 때문에 잠을 설치기도 했답니다.
“그때야 비로소 너무 많은 연주를 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주일에 거의 한두 차례씩 연주를 했거든요.”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유달리 연주 욕심이 많아 평소에도 ‘연주를 많이 해야 더 높은 경지에 이른다’는 믿음도 있었지만, 남의 부탁을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도 한몫을 한 것 같습니다. 성격 좋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악바리 근성’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수술하고 6개월 동안 재활훈련을 거친 후, 그해 10월 서울바로크합주단의 협연을 시작으로 다시 스테이지에 등장했으니 이번에는 거절을 못한 게 아니라 ‘연주를 기어이 하겠다’는 악바리 근성 아니었을까요?
4월 28일 독주회 주제는 ‘희 로 애 락’
서울예고, 서울대를 졸업한 후 미국 워싱턴주립대(University of Washington)에서 석사와 박사과정을 밟은 이선이는 곧바로 국내에 회항하지 않고 당시 스승이었던 스티븐 스타릭(Steven Staryk)의 어시스턴트 자격으로 워싱턴주립대에서 바이올린을 가르쳤습니다. 뿐만 아니라 워싱턴주립대 심포니오케스트라의 악장으로 활동하면서 한편으로는 ‘장학 사중주단’ 제1바이올린 주자로, 또 워싱턴 대학을 대표하는 연주자로도 활동했습니다.
유학 중에 퓨젯사운드 콘체르토 컴피티션(Puget Sound Concerto Competition), 레이디스 뮤지컬 클럽 장학컴피티션(Ladies Musical Club Scholarship Competition)에서 우승하는 등 그의 연주는 마치 ‘중국산 대나무’처럼 거침없이 뻗어나갔습니다.
두 개의 인대가 끊어질 정도라니 상상이 가겠지만, 그의 연주활동은 유학시절부터 유별났습니다. 협연, 독주회, 실내악 연주 등으로 ‘캐스케이드 산맥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거대한 콜로라도강으로’ 확장되듯 그의 연주력은 최고기량을 형성해 나갔습니다. 게다가 여름이면 각종 음악캠프에 참가했는데 특히 1992~3년 아스펜(Aspen Music Festival)에서의 인연으로 줄리어드의 교수인 가와사키 (Masao Kawasaki)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답니다. 그러나 대서양을 무대로 활약할 만큼 ‘폐활량이 큰’ 그가 아버지의 부탁으로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94년도에 귀국했으니 올해로 고국에서의 연주활동이 ‘20주년’을 맞는 셈입니다. 이번 독주회는 여러 모로 뜻있는 음악회이지요. 20년 동안의 연주생활을 돌이켜보면 수많은 기적들이 하나의 끈으로 연결된 것 같아요. 하느님은 제 삶의 중간 중간에 고난을 주셨지만, 뒤돌아보면 희로애락 모두가 엮여서 ‘현재의 나’라는 그림으로 완성돼 있거든요. 그래서 이번 연주 주제는 ‘희로애락’입니다. 곡 하나 하나에 삶의 의미를 붙였지요.”
희로애락을 대변하는 각 곡에 담긴 그의 사연들
‘희로애락’이라면 기쁨부터 연주할 것 같지만 그가 과거를 얘기할 때는 ‘내려놓음’부터 시작합니다. 그래야 헛헛하게 빈 마음속으로 희열이 담기는 것일까요? 그는 마음의 빈 공간을 만들기 위해 그동안 화내고 슬프고 원망했던 일들을 내려놓는 곡을 선곡했습니다. 모차르트의 Sonata for Violin and Piano No.21 in E minor, KV 304.
그는 모차르트 곡에 ‘겨울의 끝자락이 느껴지는 로(怒)’라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아름다운 미모와 뛰어난 연주력으로 ‘장미’처럼 살았을 법한 그의 꽃잎 아래를 들춰보면 감춰진 가시와 그 가시로 찔린 상처들도 보입니다. 그것도 작은 가시들뿐만 아니라 감당하기 힘든 시련들도 있었습니다.
“살다보면 받은 상처도 많고 남에게 준 상처도 많잖아요. 그것도 육체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고통이 더 크기 마련이고 그 순간에는 잠시 원망하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 그런 순간이 되려 선물이 되는 원리를 깨달았습니다.”

예술가는 복되도다!
이선이는 어떤 고통이라도 그것을 견디어 내는 순간, 예술로 승화되는 정신적 화학반응이 발생한다고 말합니다. 예술가에게 고통이란 그 과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음악으로 전하느냐에 따라 복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경제학자 칼 폴라니는 ‘감수(甘受), 또는 체념은 언제나 인간의 힘과 새로운 희망의 원천’이라고 말했습니다. ‘감수’란 쓴 것을 달게 받아들이는 태도입니다. 이선이는 그동안 감내한 고통을 모차르트 곡에 실어 승화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기대되지 않습니까?
프랑크와 차이코프스키 작품으로 소소한 행복 표현
이제 고통을 딛고 봄을 맞이하기 위해, 이선이는 그 두 번째 곡으로 프랑크의 Sonata for Violin and Piano in A Major를 선택해 ‘봄을 여는 기쁨, 희(喜)’를 노래합니다. 이어서 차이코프스키의 Souvenir d’un lieu cher, Op.42 for Violin and Piano로 ‘삶의 즐거움, 락(樂)’을 화려하게 연주할 생각이랍니다.
이선이에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요. 어릴 때 바이올린을 시작했을 때? 서울예고에 진학했을 때? 곰곰히 생각해내면 만화경 같은 과거의 행복한 순간들이 점등하겠지만 연주자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수술 후 첫 무대였던 서울 바로크합주단의 협연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휴~ 다시 연주할 수 있다는 안도감과 희열!)
 
자세한 내용은 에듀클래식 4월호에 소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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